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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신영복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작고 하셨습니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독서모임에서 마지막 강의 '담론'을 텍스트로 읽기를 했었던 나는 그의 소천을, 기원하며 명복을 빌고자 합니다.

'제 인생의 큰 가르침을 주신 신영복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담론은 들여다 볼수록 문장사이에 수많은 이야기거리가 들어 있음을 알게됩니다. 앞으로도 두고두고 읽으며 계속 파내야 할 인생의 책이 될 듯합니다.

 



최근에 읽은 상품과 자본 부분은 현대의 자본주의의 근저를 훑고 있었습니다. 상품을 이야기하면서 처음 나오는 것이 밥 입니다. 이것이 가치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쌀은 없으면 우리는 굶게 되는 것인데 구두와 교환이 됩니다. 쌀과 구두가 같아지는 겁니다. 가치로서 전환된 것은 그것의 본래 속성 즉, 누군가를 먹여 살리는 그 큰 것을 잃어버립니다. 그것은 그 가치만큼 다른 것과 바꿀수 있는 무엇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이렇게 묻습니다. 쌀은 구두가 되고 싶을까?

다시 묻습니다. 사람은 구두로 바뀝니다. 구두 한켤레에 사람하나.. 아니 당신이라고 해봅시다. 어떻습니까? 기분 나쁜가요? 그럼 구두 열켤레는 어떤가요? 그래도 기분이 그렇죠? 그럼 이것은 어떤가요. 연봉 일억. 그렇습니다. 우리도 가치로 변환되었습니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속성이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소중한 존재이더라도 가치 즉, 돈으로 환산된 것은 그만큼의 가치로 변환됩니다. 그래서 지금 후기근대사회는 돈을 가진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그것인 듯합니다.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줍니다. 쉽지 않습니다. 자본의 공세에 굶어죽기 딱 알맞을 것 같지 않습니까? 실제로도 그런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세계에서 굶어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 현실입니다. 자본은 스스로 인간을 살리지 않습니다. 그만한 가치를 바쳐야 움직입니다.

이 새벽 문득, 깨어나 선생님 별세 소식을 접하고 드는 소회입니다. 계속 읽어나가겠습니다. 다시한번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2016.1.16.(토) 04:30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