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仁)이란 무엇일까? 공자의 세계에 머무르다 이제 갖 튀어나온 나는 아직 인이 뭔지를 모르겠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이 인(仁)이니 인의(仁義)니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주어지는 답들을 달달 외웠던 것 같다.
흠, 그런데 그때 주어졌던 ‘인’의 답이 뭐였더라.. 헷갈린다.
공자는 한시대를 살다간 선생님이었다. 제자들에게 엄하고도 적절한 대화체의 가르침을 내려준다. 그것이 논어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 논어는 재미있는 문답형의 이야기 책 느낌이다. 그냥 읽어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제일장. 학이(學而), 배우고 또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그래요.. 배우고 익히면 기뻐요... 그러고서 끝..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논어를 보던 시각이다. “그래 맞아 말 잘한다.” 라거나,
또, 어쩔 때는 “어.. 그런가.. ”하는 것도 조금 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런데, 재미난 이야기 책 아니면, 지루한 한자들의 집합인 이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다. 왜?
이 책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배병삼, 녹색평론사)를 읽으며, 문장으로서 내 삶에 도움을 주는 격언으로 알고 지내온 말들이 내가 알고 있던 바로 그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2000년 전 춘추시대를 관통하는 삶을 살았던 어느 지식인의, 시대에 저항하고 시대를 바꾸고자 하는 고뇌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2000년을 면면히 이어온, 시대를 거쳐간 배우는 사람들의 힘들이 누적되어 있는 거대한 생각덩어리임을 이제 얼풋 본다.
이 책 초입부에 장황하게 나열하고 있는 지금까지 유교에 대해 잘못 이해된 부분들도 저자의 공분을 함께 느끼고 이를 통해, 지금의 상황에 유추하고 사상으로서의 필요성을 제기하려는 노력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보다도 뒷부분으로 가면서 계속 ‘맹자’나 다른이들이 번역한 ‘논어’ 등을 접해보면서 내 삶에 집중해서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하나하나 뽑아놓은 구절들이 의미하는 부분들이 어떠한 내용인지 저자의 전체를 파악한 시각으로 현대의 교육을 받은 시선을 느끼며 읽다보니, 한번 그 깊은 내용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한번 보고 싶다.
그리고 한번 그리 살아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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