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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10) - 왜 요순인가?(2-4)

<()는 중국의 신화 속 군주이다. ()과 함께 성군(聖君)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공자와 맹자는 인간이 살아가는 기본 전제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음을 직시한다. 그 관계를 이뤄온 사람들.. 그 시절이 예전에 있었다. 이상향으로 그리고 그곳을 만들기 위한 방향 제시자 겸 말의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 요순을 활용한다. 그리고 이는 서양의 하느님과 버금가는 역할설정이다. 문득 우리가 살아가는데 여러가지 장치가 있구나! 생각케 한다. 종교도 그렇고 철학도 그렇다. 필요해서 만들어진 그러한 것들.

 

종교에 대한 여러 견해도 있지만, 철학은 그 시대적 배경이나 철학자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공자와 맹자는 한시대의 정신을 집대성한 철학자들이다. 그들의 여러 언설들에 나오는 요순이라는 장치도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 된다.

 

공자에게 요(堯)는 최초로 인간사회의 원형을 만든 존재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에 비하면 순(舜)은 인간사회에 '좋은 정치'의 모델을 창조한 인물로 그려진다고 한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인 춘추시대와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에 대한 자료를 조금 찾아봤다. 예전 대학시절 교양강좌로 들었던

 

'공자, 인간과 신화'(H.G.크릴,지식산업사)를 다시 읽으며 거기에서 찾다보니 예전에 배웠던 것들이 조금씩 꺼집어져 나온다.. 춘추시대는 주나라의 봉건제가 문란해 지기 시작하면서 5패(覇)의 시대가 되었다. 이때, 황제는 강력한 힘을 가진 봉건제후의 꼭두각시였다. 이러한 시절에는 봉건제후들도 안전하지 못했다. 그들의 가신들에 의해 갈아치워지고, 그 밑으로 가면 가신들도 그 밑의 유능하고 힘있는 부하들에 의해 바뀌곤 했다.

 

그기에 공자의 시대 노나라의 상황이 대충 이러했다. 황제의 동생인 주공이 세웠던 나라인 노나라는 무력은 약했으나, 고대문화 및 의식의 보고로 여겨져 주왕조가 끝날때까지 존속했다. 그렇다고 쉽게 그 시절을 보낸 건 아니다. 여러번의 침략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중원에 더 가까운 국가들에 비하면 훨씬 적었다. 춘추가 다루고 있는 기원전 722년에서 481년 사이에 魯나라가 침략을 받은 것은 21회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그 시대로서는 적은 편이었다.

 

춘추시대에는 단지, 약소국으로 전락한 노나라는 주공의 첫째, 셋째, 막내 아들들이 孟, 叔, 季 3家의 조상이 되어 손을이어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들이 암투를 벌이며 노나라의 왕을 들었다 놨다 한다.

 

공자가 34세 되던 해에 그때의 노나라 군주인 소공이 이들 3家를 없애려 공작을 했으나, 실패하여 딴나라로 망명을 가버린다. 이때에 노나라는 이들 3家의 지배하에 있었다. 

 

이러한 때에 강한 나라는 약한 나라를 무력으로 합병, 병탄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그 사이에 대중들은 피폐한 삶을 살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때에는 아직 중원 바깥의 강대국들은 전쟁의 피해가 별로 없이 중원 내부의 약소국들만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이것을 보고 느끼며 공자는 자랐고, 그 사이를 유세를 하며 자신의 정치 입신을 위해 돌아다닌것이다. 

 

구구절절이 요와 순의 정치를 말하며 공자는 그 시절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도 요와 순의 입을 통해 말하였던 거다. 힘없는 일개 학자의 모습이 눈에 선연하다.

 

 

맹자 또한 다르지 않다.. 그래도 공자때는 패자들이 황제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나마 주황실을 인정하고 있었지만, 전국(戰國) 시대라고 이름 붙여진 이때는 말그대로 전쟁의 시기였다. 사람이 사람으로 제대로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주황실에 들어와 귀족들은 일부다처제로 많은 수의 귀족들이 생겨나는데, 후기로 올수록 너무나도 많은 귀족들로 인해 빈궁층에 떨어져 버린 귀족층이 생겨난다. 이들은 농노와 같이 시키면 시키는 데로 하고 빼앗겨도 말한마디 못하는 계층이 아니었다. 그들은 귀족의 생활을 알고 자신들의 시대상에 대해 절망하고 바꾸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이들이었다. 이들이 있어 공자의 학단이 형성된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요임금보다는 순임금에 대해 많은 부분 설명을 하고 있다. 순을 대효(大孝)라 칭하며 오륜관계의 핵심인 효의 상징으로 만든다. 순의 아비는 장님이었고, 어미는 포악한 성정의 계모였으며, 동생은 이복동생으로 형을 죽이려 했다. 재밌는 설명으로 심청전과 장화홍련전, 그리고 흥부전의 모티브들이 한꺼번에 다 나온다는 얘기에 빵 터졌다.. 동양삼국의 전설과 이야기들이 어디 멀리 가지는 않는구나.. 싶어서..

 

이들의 여러차례의 살해기도를 피하고 그들을 감복시켜 효자로서 이름을 떨치게 되고, 나이가 많아 왕위를 전하고자 사람들 찾고 있던 요임금에게 신하로 발탁되게 된다.

 

재미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것도 다.. 맹자의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북돋아 내어 이야기를 구성해 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인간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목적으로 하는 아비와 자식간의 효에 대한 관계설정의 맥락을 집어 넣었다는 거다..

 

이런 형식으로 요와 순을 표현하며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이 보다 더 받아들이기 쉽게 했다는 부분은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