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의 꿈이라...
이글을 읽다보니 원전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시간을 내서 자료실에 가서 도올의 맹자를 읽었다. 저자가 도올서원에서 배웠던 적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문체는 많이 다르다.. 저자는 젊잖게 적었다.
ㅋㅋ 그에 반해 도올선생께서는 질펀한 언어세계를 보이신다.. 그럭 재미있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 논어나 맹자는 신비한 종교적 색체까지 덧입혀진 선비들의 경전이다.
등문공 편을 읽어보았다. 앞장의 주요 내용이 나오는 부분이라.. 실제 내가 맹자 책을 꺼내서 읽고 있다면 저자의 글에서처럼 짚어가며 읽지는 못할듯하다.. 전체의 주제가 방대하고 그때그때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어 하나의 관념을 스토리텔링으로 재미있게 읽히기는 한데, 그 속 진의를 파악하는 것은 여러번 읽어면 될까 말까 싶다.
하이튼 이러한 연유로 맹자라는 책 자체에도 관심이 가 있음을 느낀다. 이 책 "우리에게 유교는 무엇인가?"의 가장 주요한 저술 목적이라고 생각되는 유교에 대한 관심제고는 분명히 된 듯하다.
논어도 여타 서적들을 통해 이 책읽으며 느낌이 온부분을 읽어보았는데, 맹자보다 더.... 안와닿는다. 그냥 우화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에피소드별로 느껴져서 저자가 가르쳐준 것까지도 사라질판이다. 그래서 논어가 어려운가보다..
대충 나오는 내용을 보며, 공자는 인(仁)을 주축으로 하고 맹자는 그기에 의(義)를 더해 인의(仁義)를 말한다. 사상적으로는 그러한데, 내용적으로 보면 정치사상으로서 논어의 확장형이고, 정치체제로서는 하나의 새로운 정형을 수립한 것이다.
그 체제.. 시스템을 여민체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은 여민이라는 그 당시의 인민과 더불어라는 화두에 선연한 실체감을 준다.
그 첫번째는 삶의 방식, 정전제다. 땅은 누구것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8명의 장정에게 우물정(井)자 모양으로 쪼갠 가운데를 제외한 8개소의 밭을 주고 가운데에서 공동으로 경작한 소출을 국가에 내는 거다.
두번째는 이러한 공동경작 소출에 해당하는 것을 세금으로 받는 조법이다.
세번째는 어려운사람.. 여기서는 환과독고라고 홀아비, 과부, 홀로된 노인, 고아들처럼 혼자된 이들을 사회에서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안전망의 구축이다. 여기서는 딱히 뭐다하는 제도는 잘 안보인다.
네번째는 학교다.
다섯번째는 순수제도로 황제가 각 봉건제후들을 둘러보는 제도로 넘치는 곳은 거두어 들이고 모자란곳에 나누어주는 장치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여섯번재 시사(詩史)로 민간의 생각들을 읽는 미디어 기능이다.
눈에 띄는 학교에 대한 언설.. "성균관의 본관은 명륜당이다. 명(明)은 밝히다라는 뜻이요 륜(倫)은 인간관계를 뜻하고 당(堂)은 교실이므로 인간관계를 밝히는 교실이라는 말이다. 인간관계를 밝히는 대학이란, 곧 사람이 '함께·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배우고, 그 더불어 사는 의미를 몸소 익혀서 실제에 베풀 수 있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본령이라는 뜻이다."
흠.. 이렇게 적고 보니. 그냥 교양과목 수업듣고 노트하는 기분이다.
보다보니, 앞장에서 두리뭉실하게 표현해서 잘모르겠다고 했던,
"통치권은 군주에게 속하지만(정치의 자율성), 주권은 인민에게 귀속되는 것이다(인민의 주체성)" 문구가 나온다. ㅎㅎ
궁금한게 뒤에 풀리는 구조이군..
뭐.. 인민이 주권을 가진다는 말을 강조하는 정도되겠다.. 딱히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감흥이 오지 않는다.
물론, 그 당시로서는 그리고 그 이후에도 2000년간은 통용되지 않을 말이지만 말이다. 역성혁명이 있을때나 가져다 붙이고 자기가 임금되고 나서는 다시 그전으로 회귀하는 그러한 반복의 시발점...
그런 측면에서 서구의 과학의 발전과 문자의 저변확대에 따른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을 기점으로 한 정치 혁명들이 그 끊어지지 않는 고리를 끊은 측면이 부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점으로 인해 논어나 맹자라는 유교의 경전에 대한 그 시대의 시대상을 반영한 뭇 해석들이 생겨나는 배경이 되는 것이겠지...
마지막부분 글
"내가 유교사상, 특히 맹자사상을 '위민'으로 개념화하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하는 까닭도 유교가 꿈꾼 세상과 정반대의 생각이 위민, 곧 '위하여 논리'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인민을 위하노라'는 위민사상은, 금방 '군주를 위하여' 그리고 '민족을 위하여'라는 식으로 몸을 바꿔, 인민들에게 목숨과 삶을 바치기를 강요하는 독재 이데올로기로 전환하기가 일쑤였던 터였다."\
저자의 강조점이 누차 반복되어 터져나오는 지점이다.
덕으로서의 정치, 그리고 권력에 의한 억압, 나이에 의한 억압, 그리고 혈연에 의한 억압의 고리를 끊고 덕을 가진 이들과 덕으로 교류하는 세상.. 그것이 맹자가 꿈꾸었던 세상이라고 역설하는 저자에게서 맹자를 다시 보게 된다. 그전에 맹자를 잘 알아서 다시 보는게 아니라, 그러한 세상에 대한 열망과 그 열망을 오늘날에 되살리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을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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